보치아 공 규격 — 275g·270mm, 그리고 25도 경사면이 걸러낸 공들

2026. 10. 9. 09:27·볼 규격

보치아 공 규격 — 275g·270mm, 그리고 25도 경사면이 걸러낸 공들

2000년 시드니 패럴림픽 보치아 경기. 흰 공이 표적이고, 거기 가까이 붙이는 쪽이 이겨. 공마다 패널을 꿰맨 솔기가 보이지. 사진: Sport the library, CC BY-SA 3.0, 위키미디어 커먼즈

세계연맹이 자기 종목 공을 두고 이렇게 적어둔 문장이 있어.

"super soft 'balls' which cannot accurately be described as balls"
(너무 물러서 정확히 공이라고 서술할 수 없는 '공'들)

따옴표를 친 건 내가 아니라 연맹이야. 공이라는 단어에 직접 따옴표를 쳐 놓고, 그걸 없애겠다고 공지에 적었어. 어느 종목이냐면 — 보치아(boccia).

💡 이 글의 핵심
- 공 규격의 수치는 딱 두 줄이야 — 무게 275g ±12g, 둘레 270mm ±8mm
- 34쪽짜리 규칙서에 "hardness"는 0번, "softness"는 1번 나와. 그 한 번이 금지가 아니라 허용이야
- 그래서 얼마나 단단한 공인지는 말로 안 정하고, 25도 경사면에 굴려서 판정해
- 둘레는 자가 아니라 구멍 두 개로 재 — 작은 구멍(262mm)으로 빠지면 안 되고, 큰 구멍(278mm)으론 빠져야 해
- 조작 의심 시 심판단이 쓰는 추가 시험 셋 — 바늘·마찰·금속탐지

ℹ️ 출처와 검증
World Boccia의 현행 International Sport Rules 2025-2028 v.1.2.1(34쪽)과 International Referee Procedures Manual(2025년 1월, 24쪽), 연맹 장비 페이지, 라이선스 공 목록, 몰수구 양식, 공 상태 사진 매뉴얼을 전부 직접 내려받아 조문 그대로 대조했어. 확인 못 한 건 본문에 그렇게 적어뒀고, 산술로 뽑은 값은 "계산해보면"이라고 표시했어.

공 조문의 수치는 두 줄이 전부야

보치아는 흰 공(잭)을 먼저 보내고, 거기 가까이 붙이는 쪽이 이기는 경기야. 페탕크를 떠올리면 그림이 가깝지. 다만 코트는 실내 12.5m × 6m이고, 선수는 휠체어에 앉아 던지거나 차거나, 램프로 굴려 보내.

한 세트는 빨강 6 + 파랑 6 + 흰 잭 1 = 13개. 그리고 여기서부터가 이 종목의 특징인데 — 공을 선수가 가져와.

규칙 5: "In World Boccia sanctioned competitions, each Athlete or side may use their own set of boccia balls."

안 가져오면 조직위가 준비한 공을 받아 쓰고. 미식축구처럼 홈팀이 공을 공급하거나 배구처럼 조직위가 다섯 개를 굴리는 구조와는 출발점이 다르지. 내 가방에서 내 공을 꺼내 쓰는 종목이야.

그런데 정작 그 공의 규격 조문(5.1)을 펼치면, 숫자는 두 줄밖에 없어.

항목 조문
무게 "A ball must weigh 275 g. +/- 12 g"
둘레 "the circumference must be 270 mm +/- 8mm"
라이선스 공인 제조사 제품이어야 하고 제조사 로고 + 연맹 라이선스 로고가 찍혀 있어야 해
색 빨강·파랑·흰색 중 하나. 단 "acceptable colour range" 안에 들어야 하는데 ⚠️ 그 색 범위 수치는 규칙서에 없어 — 제조사에게만 준대
형상 "A ball must be spherical" + 패널 크기가 균일하고, 균일하게 꿰매고, 전부 같은 재질일 것
겉재질 늘어나지 않는 재질 — 비닐·폴리우레탄 원단·가죽·인조가죽·스웨이드
충전재 균일한 크기의 폴리에틸렌 알갱이 등. ⭐ 비전도·비금속·비자성이어야 해

둘레 270mm를 지름으로 바꾸면 약 86mm(계산해보면 85.94mm)야. 손바닥에 올라오는 크기지.

재미있는 건 배구공과의 대조야. 실내 배구공은 260~280g인데, 보치아 공은 263~287g이거든. 무게 범위가 거의 겹쳐. 그런데 둘레는 배구공이 65~67cm, 보치아는 26.2~27.8cm — 40%밖에 안 돼. 둘 다 완전한 구로 치고 부피를 계산하면 배구공이 보치아 공의 약 15배야. 같은 무게를 15분의 1 부피에 욱여넣은 공인 셈이지. 그래서 밀도도 계산해보면 0.73~0.94 g/cm³가 나와. 전 구간이 1보다 작으니까 물에 넣으면 떠.

34쪽을 다 뒤져도 "경도"라는 단어가 안 나와

여기서부터가 진짜 이상한 대목이야.

규칙서 전문을 문자열로 훑어봤어. 결과가 이래.

낱말 34쪽 전체 등장 횟수
hardness (경도) 0회
softness (무름) 1회
soften (무르게 하다) 1회
tamper (손대다·조작하다) 11회
panel 17회
spherical 2회

경도 조문이 아예 없어. 내압 규정도 없고(보치아 공은 공기를 안 넣으니까), 반발계수 규정도 없어. 그러니까 이 공이 얼마나 단단해야 하는지를 규칙서는 한 글자도 정하지 않아.

이게 얼마나 예외적이냐면 — 골볼 규격표는 "DIN 53505 기준 80~85 °Shore A" 라고 경도 표준 번호까지 박아놨고, 스쿼시공은 아예 반발률로 세 등급을 연맹이 직접 규정해. 소프트볼은 "0.64cm 눌러 넣는 데 드는 힘이 375파운드를 넘지 말 것"이라고 압축 상한을 적고.

보치아만 그 칸이 비어 있어. 그리고 그 한 번 나오는 "softness"가 뭐냐면 — 금지가 아니야.

5.2: "Acceptable preparation for play is the permitted maintenance of a ball … such as maintaining the weight and desired softness of a ball. For example, the ball may be softened…"

원하는 무름을 유지해도 된다는 허용 조문이야. 이상하지 않아? 단단함의 기준은 안 적으면서, 무르게 만드는 건 대놓고 허락해.

이 빈칸을 뭐가 메우는지가 이 글의 본론이야.

"정확히 공이라고 부를 수 없는 공들"

연맹 장비 페이지에 Roll Test History라는 단락이 있어. 빈칸이 어쩌다 생겼고 어떻게 메웠는지가 거기 다 적혀 있지. 순서대로 옮기면 이래.

첫째, 공이 계속 물러졌어. "For many years, the development of boccia balls … has led to ever softer balls being used at competitions."

둘째, 선수와 코치들이 합법성을 의심하기 시작했어. 너무 물러서, 그리고 "often not available on the open market" — 시중에서 살 수 없는 공이어서. 그 결과 "an athlete's equipment could give a significant playing advantage"(선수의 장비가 유의한 경기 이점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연맹이 직접 적었어.

셋째, 원인은 규칙이었어. "This problem arose because earlier versions of the boccia Rules did not eliminate the use of such balls." 규칙이 그런 공을 걸러내지 못해서 생긴 문제라는 거야.

넷째, 2014년 총회에서 동의안이 통과됐어. 회원들이 연맹에 해결책을 찾으라고 요구했지.

다섯째, 연맹은 대학에 의뢰했어. 러프버러 대학(Loughborough University) 에 2단계 연구를 맡겼고, 1단계에서 회원·선수·코치·제조사 의견을 모아 문제가 실재함을 확인했고, 2단계에서 제조사 10곳이 제공한 표준 경기구로 해법을 설계했어.

여섯째, 대학의 권고가 이거였어. 치수를 더 적는 게 아니라 — "a new rule which tests how a boccia ball performs is required." 공이 어떻게 굴러가는지를 재는 규칙이 필요하다는 것.

그렇게 나온 게 볼 롤 테스트(Ball Roll Test) 고, 2017년 규칙서에 들어가 그해 5월부터 시행됐어. 연맹은 괄호를 치고 한 줄 덧붙였지 — "(제조사들이 제출한 공의 98% 이상이 새 시험을 통과했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이 이 글 맨 위에 옮긴 그거야. 새 시험이 "정확히 공이라고 서술할 수 없는, 너무 무른 '공'들을 대부분 없앨 것" 이라고.

볼픽이 지금까지 모은 규격 문서 중에, 연맹이 자기 종목 공의 '공 자격'을 의심한 기록은 이게 처음이야.

25도 경사면 — 합격선은 공 한 바퀴도 안 돼

그래서 그 장치가 어떻게 생겼냐면, 연맹 장비 페이지에 수치가 다 공개돼 있어.

항목 규격
램프 길이 290mm
레일 알루미늄 바 두 개, 중심 간격 50mm
각도 수평에서 25도 (허용 ±0.5도)
합격 조건 램프를 내려와 퇴출판 위를 직선으로 175mm 이상 굴러, 끝으로 떨어질 것
기회 3회 중 1회 성공하면 통과

조문이 특히 야박한 데가 있어. 퇴출판에서 멈춰도 실패, 옆으로 떨어져도 실패야. 반드시 끝으로 떨어져야 해. 멈추지도 말고 휘지도 말라는 두 조건을 한 문장에 넣은 셈이지. (⚠️ 이 시험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걸러내는지는 어느 문서에도 안 적혀 있어. 연맹이 밝힌 건 "공이 어떻게 수행하는지를 재는 시험"이라는 성격까지고, 합격 조건은 위 표가 전부야. 그 이상은 추측이 되니까 안 쓸게.)

각도 관리도 꼼꼼해. 경기일 아침마다 연맹이 제공한 수평기로 각도를 재고, 테이블이나 장치를 옮기면 다시 재. 그것도 수석심판이나 기술대표만 잴 수 있어.

여기서 하나 계산해봤어. 합격선인 175mm가 공 몇 바퀴일까?

둘레가 270mm니까 — 0.648바퀴야. 규격 양 끝으로 넓혀 잡아도 0.63~0.67바퀴.

공 한 바퀴도 굴러가기 전에 합법이냐 아니냐가 갈려. 25도짜리 경사면과 손바닥만 한 퇴출판, 그리고 공 3분의 2바퀴. 규칙이 말로 못 적은 "이게 공이냐"는 질문을, 연맹은 저 한 뼘짜리 거리에 물어보기로 한 거야.

참고로 이 장치는 판매도 해. 롤 테스트 기구 하나 + 알루미늄 둘레 템플릿 하나를 묶어 회원 230파운드 / 비회원 280파운드(배송·부가세 별도).

둘레는 자가 아니라 구멍 두 개로 재

두 사람의 손이 초록 코트 위에서 노란 줄자를 펴 흰 공과 빨간 공 사이 거리를 재고 있다. 주변에 파란 공과 빨간 공들이 놓여 있다

2000년 시드니 패럴림픽. 보치아는 경기 중에도 공과 공 사이를 재고, 경기 전후엔 공 자체를 재. 사진: Sport the library, CC BY-SA 3.0, 위키미디어 커먼즈

매 경기 전에 사이드마다 7개 전부(잭 1 + 색 공 6)를 검사해. 코인토스가 끝나면 콜룸에서 바로. 순서는 롤 테스트 → 둘레 → 무게, 그리고 육안 검사는 사이사이에.

둘레 검사가 특히 희한해. 자로 안 재. 구멍 뚫린 금속 템플릿을 써.

항목 수치
템플릿 두께 7~7.5mm
작은 구멍 둘레 262mm (= 270 − 8)
큰 구멍 둘레 278mm (= 270 + 8)
작은 구멍 빠지면 안 돼 (3회 중 2회 기준)
큰 구멍 자기 무게로 빠져야 해 (최대 3회)

그러니까 하한과 상한을 구멍 두 개가 대신해. 작은 구멍을 통과해버리면 너무 작은 공이고, 큰 구멍에 걸리면 너무 큰 공이야.

그런데 절차서를 보면 더 재미있는 대목이 있어. 심판은 매 시도 사이에 공을 들어 돌려서 다시 올려놔.

"The Referee gently lifts and turns the ball before placing it back on the hole."

같은 공에게 방향을 바꿔 가며 두 번, 세 번 물어보는 거야. 한 방향으로만 재면 통과하는 공이, 90도 돌려 놓으면 빠질 수도 있으니까. (론볼은 반대로 "가장 넓은 지점"만 재고 방향별로 같아야 한다는 말이 아예 없어서, 볼이 눌린 모양이어도 규정 위반이 아니야. 같은 "표적에 붙이는 경기"인데 공을 재는 문법이 정반대인 셈이지.)

무게는 0.01g 정확도의 저울로 재. 합격선은 심판 절차서에 이렇게 적혀 있어 — "263.00g보다 가볍지 않고 287.00g보다 무겁지 않으면 통과." 벗어나면 저울을 영점 조정하고 한 번 더, 두 번째도 벗어나면 불합격.

여기서 층위 하나를 짚고 갈게. 263 · 287 · 262 · 278이라는 네 숫자는 규칙서 본문에 한 번도 안 나와. 규칙서가 적은 건 "275±12"와 "270±8"뿐이고, 심판이 실제로 눈으로 읽는 눈금은 절차 매뉴얼과 장비 페이지에만 있어. 규격과 검사가 다른 문서에 살고 있는 거지.

그리고 심판 절차서는 테이블 배치까지 정해둬. 가능하면 테이블 세 개 — 롤 테스트용, 템플릿용, 저울+금속탐지기용. 괄호까지 붙여서, "저울이 움직임에 민감하면 금속탐지기는 다른 테이블에."

잠깐, 금속탐지기?

5.2는 규격 조문이 아니라 검사 조문이야

맞아, 금속탐지기. 다만 거기까지 가려면 조문 5.2(Condition) 를 먼저 펼쳐야 해. 여기가 이 규칙서의 진짜 본체거든.

"A ball must not be tampered with … Anything that changes the property of the surface or filling of the ball that can be seen or felt, will be deemed to be tampering."

판정 기준이 "보이거나 만져지면"이야. 그리고 뭘 보고 뭘 만지는지가 목록으로 적혀 있어.

조문이 금지하는 것 기준
구멍·베임 눈에 보이는 것 전부
박리(겉감이 층층이 벌어짐) 한 군데 1cm 미만, 전부 합쳐 2cm 이하
스티커·데칼 전면 금지 (펜으로 번호·점·화살표 표시는 허용)
솔기 위 표시 ⭐ "솔기가 여전히 보이고 검사될 수 있도록" 솔기를 가리면 안 돼
물질 도포 "any substances applied to it"
사포질·긁기 특히 솔기를 따라 간 연마
실 터지거나 빠진 실 금지, 다시 꿰맨 땀은 2땀까지

박리 1cm, 바느질 2땀. 공 규격서에서 이런 단위를 본 적이 있어? 이건 치수가 아니라 감정 소견서에 가까워.

솔기 조항도 다시 읽어봐. 표시를 금지하는 이유를 조문이 직접 적어놨어 — "솔기가 보이고 검사될 수 있도록." 즉 솔기는 검사해야 할 곳이라고 규칙서가 못 박은 거야. (소프트볼이 몰드 커버에 "진짜 같은 모조 솔기"를 요구하고, 크리켓 규칙집엔 seam·stitch라는 단어가 아예 0회인 것과 나란히 놓으면 간격이 보이지.)

왜 하필 솔기냐면, 연맹이 따로 만든 공 상태 사진 매뉴얼이 답을 보여줘. "Glue, low friction substances, abrasions, and scuff marks" 절에 나쁜 상태 사진이 아홉 장 붙어 있는데, 그중 넷의 설명이 전부 같아.

"Glue applied to the stitching of the ball." (공의 바느질에 풀을 발랐음)

나머지는 솔기를 따라 간 연마 둘, 표면 도포 셋. 그리고 금지 물질을 규칙서보다 구체적으로 적어놨어 — "접착제나 풀, 또는 기름·그리스 같은 저마찰 물질." (⚠️ 이 매뉴얼은 2021-2024 주기 문서고, 맨 앞에 "모든 상태를 다 적은 건 아니며 최종 판단은 수석심판과 기술대표가 한다"는 면책이 붙어 있어. 조문처럼 인용하면 안 돼.)

바늘, 마찰, 금속탐지

공이 검사에서 떨어지면 몰수돼. 그리고 조작이 의심되면 — 여기서부터 절차가 수사로 바뀌어.

3인 패널이 꾸려져. 수석심판·부수석심판·기술대표·부기술대표 중 최소 둘, 나머지 한 명은 초기 판정에 관여하지 않은 국제심판. 패널은 추가 시험 세 가지를 쓸 수 있어.

  • Needle/Probe Test (바늘·탐침)
  • Friction Test (마찰)
  • Metal detection Test (금속탐지)

금속탐지라는 단어가 왜 거기 있는지는, 조문 5.1을 다시 보면 짝이 맞아. 충전재가 비전도·비금속·비자성이어야 한다고 적어둔 그 조문 말이야. 넣으면 안 된다고 적힌 것과 넣었는지 보는 장비가 한 규칙서 안에 나란히 있는 셈이지. (⚠️ 여기까지만 쓸게. 실제로 금속을 넣은 사례가 있었다는 기록은 못 찾았고, 두 조문을 나란히 놓는 것 이상은 추측이야.)

이 세 시험은 처음부터 있던 게 아니야. 규칙서 앞쪽 개정 이력표에 "5.3 three additional tests"가 v1.1 (2025년 3월) 항목으로 적혀 있어. 2025-2028 주기가 시작된 그해 3월에 늘어난 거지. ⚠️ 왜 늘었는지는 어디에도 안 적혀 있어.

조작으로 판정되면 결과가 무거워. 레드카드 + 대회 실격, 거기에 연맹 윤리강령 위반으로 윤리위원회 회부, 그리고 그 공은 증거물로 연맹이 보관해. 조작이 아니었다면 대회가 끝난 뒤 돌려주고.

몰수구를 적는 전용 인쇄 양식도 따로 있어. 열이 이래 — 국가 / 선수 / 공(JACK·RED·BLUE) / 사유 / 반환 여부(Y·N) / 서명. 심판 절차서는 불합격구를 투명 비닐봉투에 담아 선수 번호와 국가를 적고, 같은 나라 것은 더 큰 봉투 하나에 모으라고까지 적어뒀어.

그리고 2026년에 조문이 하나 더 늘었어. 색 공이 3개 미만이면 경기를 몰수패해.

8 / 16.12.4: "To play the match, the minimum number of coloured balls per Side is three (3). If the side doesn't have a minimum of 3 coloured balls to start the match, that Side forfeits the match."

여섯 개 중 넷이 압수되면 코트에 서보지도 못하고 진다는 뜻이야. 개정 이력을 보면 v1.2(2026년 3월)에 신설되고 v1.2.1(2026년 4월)에 "coloured"라는 단어가 끼워 넣어진 따끈한 조문이야.

그런데 무르게 만드는 건 — 허용이야

자, 여기까지 읽고 나면 결론이 하나로 모일 것 같지. 보치아는 공에 손대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종목이구나.

그런데 아니야. 같은 조문 5.2가 바로 다음 문단에서 이렇게 적어.

"Acceptable preparation for play is the permitted maintenance of a ball so that it remains in a good condition, such as maintaining the weight and desired softness of a ball. For example, the ball may be softened, or the same pellets or beads as were originally used in the ball may be replaced to maintain the weight."

무르게 만들어도 돼. 원래 들어 있던 것과 같은 알갱이라면 충전재를 갈아 넣어도 돼.

마모도 마찬가지야. 조문이 "정상 마모"의 예까지 들어줘 — 선수의 던지는 방식이나 그립 때문에 생긴 마모 자국, 그리고 램프나 포인터가 늘 닿는 지점에 생기는 원형 무늬.

그러니까 보치아 규칙서가 그은 선은 "손대지 마라"가 아니야. 길들이기(preparation)와 손보기(tampering) 사이 어딘가야.

이 선, 사실 우리한테도 익숙해. 새 야구 글러브를 기름 먹이고 공을 끼워 눌러두는 건 아무도 반칙이라 안 하지. 축구화를 길들이는 것도, 당구 큐 팁을 다듬는 것도. 그런데 어디까지가 길들이기고 어디부터가 손보기인지를 말로 적어보라고 하면 — 못 적어.

보치아 연맹도 못 적었어. 그래서 선을 긋는 일을 경사면에 넘겼지. 아무리 길들였어도 램프를 내려와 175mm를 똑바로 굴러 끝으로 떨어지면 그건 아직 공이고, 거기서 멈추거나 휘면 그때부터는 공이 아니야.

무른 공은 금지되지 않았어 — 제품 라인이 됐지

패럴림픽 보치아 코트. 휠체어에 앉은 선수들과 곡선형 램프 두 대가 보이고, 코트 가장자리 거치대에 빨간 공과 파란 공이 줄지어 놓여 있다

2024 파리 패럴림픽 BC3 경기. 곡선 램프로 공을 굴려 보내는 등급이야. 오른쪽 거치대의 빨간 공·파란 공이 그 사이드가 가져온 세트고. 사진: Chabe01, CC BY-SA 4.0, 위키미디어 커먼즈

2017년 이야기의 결말이 뭘까? 연맹이 무른 공을 없앴을까?

아니야. 등급표에 올렸어.

2022년 1월 1일부터 공인 제조사의 공만 쓸 수 있게 됐는데, 그 라이선스 공 목록을 열어보면 "Type"이라는 열이 있어. 그 열에 들어가는 값이 이거야.

Super Soft · Soft · Medium-Soft · Medium · Medium-Hard · Hard · Super Hard

경도야. 규칙서에 0번 나오는 그 단어가, 연맹이 공인한 제품 목록에서는 분류 축이 돼 있어. 어떤 모델은 한 이름으로 여섯 등급이 등재돼 있고.

현행 주기도 그대로야. 연맹이 라이선스 페이지에 올려둔 제조사 가격표를 보면 열 구성이 Model / Hardness / Available / Price Per Set / Price Per Ball, 그리고 마지막 열이 압권이야.

Mixed Hardness Set — Yes.

13개 한 세트를 서로 다른 경도로 섞어 주문할 수 있어. 그게 카탈로그 옵션이야.

왜 섞느냐면, 다른 제조사 브로슈어가 친절하게 표로 풀어놨어. 경도가 샷 종류에 대응해.

경도 용도
Super Soft Placement (붙여 놓기)
Soft Placement, Push
Soft Medium Placement, Push
Medium Push, Smash
Hard Smash (쳐내기)
Super Hard "Smash strongly" — 램프 등급(BC3) 전용

무른 공은 코트에 놓으러 가고, 단단한 공은 남의 공을 쳐내러 가는 거야. 그 브로슈어는 자기 공을 이렇게 소개해 — "선수는 한 세트의 최적 구성을 고르고, 샷마다 최적 유형을 선택할 수 있다."

2014년에 "너무 물러서 공이라 할 수 없다"던 그 축이, 10년 뒤엔 샷 설계 도구가 된 거지. 금지가 아니라 규격화로 끝난 사건이야. (⚠️ 다만 경도 등급의 물리적 기준이나 측정법은 어느 문서에도 없어. Shore A 같은 수치가 안 붙어 있고, 등급 명칭은 제조사가 알아서 붙여. 볼픽이 확인한 건 "등급이 상품 축으로 존재한다"까지야.)

공인 제조사 아홉 곳, 그중 둘이 한국 업체야

라이선스는 패럴림픽 주기를 따라가. 패럴림픽이 열리는 해에 갱신해서 이듬해 1월 1일부터 시작하지. 지금은 2025-2028 주기고, 연맹 페이지에 올라 있는 공인 제조사는 아홉 곳이야.

Apowatec · BOCCASBALLS · Bom de Bocha · HandiLifeSport · PolySports · Ree Sports · Tutti per Tutti/Prodigy Frontier · Victory Sports · Bocha Brasil.

굵게 칠한 둘이 한국 업체야. 근거는 두 가지인데, ① 연맹이 만든 2021-2024 주기 자료가 두 곳을 각각 "ReeSports (Korea)"·"VictorySports (Korea)" 로 적어뒀고 ② 연맹 사이트에 올라간 Victory Sports 브로슈어 하단 주소가 "Bupyeong-gu, Incheon, Korea", 전화번호가 +82로 시작해. (⚠️ 2025-2028 연락처 목록 자체에는 국가 표기가 없어서, 이 두 근거로만 말할 수 있어.)

같은 브로슈어에 이런 문장도 있어.

"All BC3 balls are tested strictly with a ramp by a boccia expert before the shipment."
(모든 BC3 공은 출하 전에 보치아 전문가가 램프로 엄격히 시험한다)

25도 경사면이 공장까지 올라갔다는 뜻이야. 심판이 콜룸에서 굴려보기 전에, 인천의 작업장에서 먼저 굴려보고 상자에 넣는 거지.

그 브로슈어는 공 모양을 유지하는 플라스틱 캡 13개를 함께 주고 1년 보증을 붙인다고도 적어뒀어. 공 한 세트 가격은 800~950달러 선이고, 낱개는 60~70달러대야. 손바닥만 한 가죽 공 하나가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이제 알겠지 — 그게 선수의 장비이기 때문이야.

정리 — 규격서가 검사서가 될 때

공 규격서를 열 때 보통 기대하는 건 치수표야. 지름 몇, 무게 몇, 압력 몇. 볼픽의 공 규격 총람도 그렇게 생긴 표고.

보치아 규칙서에서 그 표에 해당하는 건 275g과 270mm, 딱 두 줄이야. 나머지 지면은 전부 다른 걸 적고 있어 — 박리의 길이, 다시 꿰맨 땀의 개수, 솔기를 가리지 말 것, 바늘과 마찰과 금속탐지, 투명 비닐봉투, 그리고 서명란이 있는 양식.

공을 선수가 가져오는 순간, 규격서는 설계도에서 검사서로 성격이 바뀌어. 내 공이기 때문에 내가 길들이고, 내가 길들이기 때문에 남이 검사해야 하니까.

그런데 그 검사의 가장 바깥 선 — 공이기는 한가 — 는 끝내 문장으로 적히지 못했어. 2014년 총회가 요구했고 대학이 연구했지만, 돌아온 답은 새로운 수치가 아니라 25도로 기울인 알루미늄 바 두 개였거든.

길들이기와 손보기 사이의 선은 말로 그을 수 없어서, 25도 경사면이 대신 그어 줬어. 공 한 바퀴도 안 되는 175mm, 거기까지 똑바로 굴러가면 공이고 아니면 아니야.

핵심 정리

  • 보치아 공 규격의 수치는 무게 275g ±12g, 둘레 270mm ±8mm 두 줄이고, 세트는 13개(적6·청6·잭1)
  • 34쪽 규칙서에 "hardness"는 0회, "softness"는 1회 — 그 한 번이 "무르게 해도 된다"는 허용이야
  • 2014년 총회 → 러프버러 대학 연구 → 2017년 롤 테스트 도입. 연맹은 걸러낼 대상을 "공이라 부를 수 없는 '공'" 이라 적었어
  • 검사는 넷 — 25도 램프(직선 175mm), 구멍 두 개 템플릿(262/278mm), 0.01g 저울(263.00~287.00g), 육안
  • 조작 의심 시 바늘·마찰·금속탐지 3종. 충전재는 애초에 비전도·비금속·비자성이어야 해
  • 무른 공은 금지되지 않고 경도 등급(Super Soft~Super Hard)이라는 제품 라인이 됐어

 

자주 묻는 질문

Q. 보치아 공은 왜 자기 걸 가져와?

A. 규칙 5가 "each Athlete or side may use their own set"이라고 적어둬서야. 안 가져오면 조직위가 준비한 공을 쓰면 되고. ⚠️ 왜 이 종목만 그런지는 규칙서에 안 적혀 있어 — 추정하지 않을게.

Q. 경도 등급은 무슨 기준으로 나눠?

A. 기준이 공개된 게 없어. 규칙서엔 경도 조문 자체가 없고, 제조사 목록에도 Shore A 같은 수치 없이 Super Soft~Super Hard라는 이름만 붙어 있어. 볼픽이 확인한 건 "등급이 제조사 카탈로그의 분류 축으로 존재한다"까지야.

Q. 25도 경사면을 통과하면 다 합법이야?

A. 아니야. 롤 테스트는 네 가지 검사 중 하나일 뿐이고, 둘레·무게·육안 검사를 다 통과해야 해. 게다가 경기가 끝난 뒤에도 7개 전부 다시 육안 검사를 받아.

Q. 실제로 공에 금속을 넣은 사람이 있었어?

A. 그 기록은 못 찾았어. 확인한 건 ① 충전재가 비전도·비금속·비자성이어야 한다는 조문 ② 조작 의심 시 금속탐지 시험을 할 수 있다는 조문, 둘뿐이야. 둘을 나란히 놓는 것까지만 할게.

Q. 다음 글은?

A. 이번에 못 메운 칸부터 적어둘게. 하나는 러프버러 대학 연구 보고서 본문이야 — 2단계 연구의 실제 데이터와 제조사 10곳의 명단을 못 구했어. 다른 하나는 색 범위(acceptable colour range) 수치고, 이건 "제조사에게만 제공한다"고 규칙서가 직접 적어뒀어. 둘 중 먼저 뚫리는 쪽을 쓸게. 안 뚫리면 또 다른 규격서를 펼칠 거야.

출처

# 출처 확인 항목
1 World Boccia International Sport Rules 2025-2028 v.1.2.1 (PDF) 규칙 5.1·5.2·5.3 전문, 8·14 공 검사, 16.12.4 몰수, 개정 이력표
2 World Boccia International Referee Procedures Manual (2025년 1월, PDF) 롤·둘레·무게 검사 절차, 25도±0.5도, 263.00~287.00g, 테이블 배치
3 World Boccia — Sport Equipment 290mm 램프·바 50mm·175mm, 템플릿 262/278mm, Roll Test History, 테스트 키트 가격, 2025-2028 공인 제조사
4 Licensed Ball Manufacturers & Models (PDF) 경도 "Type" 열 (⚠️ 2021-2024 주기 목록)
5 Ree Sports 가격표 (PDF, 2024-09) Hardness 열, Mixed Hardness Set
6 Victory Sports 브로슈어 (PDF, 2024) 경도별 샷 용도표, 출하 전 램프 시험, 인천 주소
7 FAILED BALLS AT PRE-MATCH BALL INSPECTION 양식 (PDF) 몰수구 기록 양식의 열 구성
8 boccia balls condition gallery (PDF) 바느질에 바른 풀 사진 4장, 저마찰 물질 목록 (⚠️ 2021-2024 주기)
9 World Boccia — Documents 위 문서들의 공식 링크 허브
10 볼픽 — 공 규격 대백과 · 총색인 종목별 규격 총람·전체 목록

태그: #보치아 #보치아공 #보치아규격 #패럴림픽 #공규격 #롤테스트 #장애인스포츠 #공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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