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공 규격 40mm — 2mm를 키운 건 선수가 아니라 TV였다

2026. 3. 8. 23:35·볼 규격

탁구공 규격 40mm — 2mm를 키운 건 선수가 아니라 TV였다

탁구공. 지름 2mm를 키운 결정은 선수가 아니라 방송 화면이 끌어냈어. 사진: 위키미디어 커먼즈

탁구 중계를 보다가 공을 놓친 적 있지? 화면 안에서 뭔가 하얀 게 오가긴 하는데, 눈으로 따라가면 이미 랠리가 끝나 있어.

그 문제를 규격을 바꿔서 푼 적이 있어. 2000년, 국제탁구연맹이 공 지름을 38mm에서 40mm로 키웠거든. 겨우 2mm야. 그런데 그 2mm를 요구한 건 선수도 코치도 아니었어.

💡 이 글의 핵심

  • 현행 ITTF 규격: 지름 40mm · 무게 2.7g — 종목 공 중 압도적으로 가벼워
  •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38 → 40mm — 속도와 회전을 줄여 랠리를 늘리려는 조치
  • 목적에 TV 중계 친화가 들어 있었어. 화면에서 따라갈 수 있는 공을 만든 거야
  • 2014년부터 셀룰로이드 → 플라스틱(ABS) — 표기가 "40+"로 바뀐 이유
  • ⚠️ 공에 찍힌 별 3개는 ITTF 공식 등급이 아니야 — 제조사 관행이야



지금 탁구공은 이렇게 생겼다

먼저 현행 규격부터.

항목 규격
지름 40mm
무게 2.7g
재질 플라스틱(ABS) — 2014년부터
표기 40+

무게 칸을 다시 봐. 2.7그램. 이게 얼마나 가벼운 거냐면, 축구공이 410

~450g이고 세팍타크로 공이 170~

180g이야. 탁구공은 축구공 한 개 무게로 150개를 만들 수 있어.

이렇게 가벼우니 공기 저항의 영향을 크게 받아. 회전을 걸면 극단적으로 휘고, 세게 치면 눈이 못 따라갈 만큼 빨라져. 탁구가 그렇게 재미있는 이유이자, 중계가 그렇게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지.

38에서 40으로 — 2mm의 정체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지나면서 ITTF는 공 지름을 38mm에서 40mm로 올렸어. 2mm면 손톱만 한 차이야. 그런데 이게 왜 문제였을까.

공이 커지면 공기와 부딪히는 면적이 늘어. 같은 힘으로 쳐도 더 빨리 느려지고, 같은 회전을 걸어도 덜 휘어. 즉 속도와 회전이 둘 다 깎여. 그러면 뭐가 달라지느냐 — 랠리가 길어져. 서브 한 방에 끝나던 포인트가 서너 번씩 오가게 되는 거지.

여기서 중요한 건 누가 그걸 원했느냐야. 선수 입장에서 자기 무기를 무디게 만드는 규격 변경을 반길 이유는 없어. 그런데도 바뀐 이유 중 하나로 명시된 게 TV 중계 친화였어.

한 번 생각해봐. 랠리가 한 번에 끝나면 중계 화면에 담을 게 없어. 카메라가 따라잡지 못하고, 시청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점수만 올라가는 걸 봐. 경기장에선 완벽한 스포츠인데 화면에서는 실패하는 종목이었던 거야.

그래서 공을 키웠어. 경기를 바꾼 게 아니라, 화면에 담기게 공을 바꾼 거지.

두 번째 변화 — 셀룰로이드를 버리다

2018 유스올림픽 탁구 경기에서 선수가 공을 받아치는 순간

탁구 경기. 공이 커지고 재질이 바뀌면서 랠리의 리듬도 달라졌어. 사진: Marcus Cyron, CC BY-SA 3.0, 위키미디어 커먼즈

2mm가 첫 번째 변화였다면, 두 번째 변화는 재질이었어. 2014년부터 탁구공은 셀룰로이드를 떠나 플라스틱(ABS)으로 갈아탔어.

셀룰로이드가 어떤 물질인지 알면 이 결정이 이해돼. 초기 영화 필름 소재로 쓰이던 그 물질이야. 문제는 잘 탄다는 것. 운송·보관에 위험물 규정이 따라붙고, 생산 자체가 줄면서 수급도 불안해졌어. 100년 넘게 써온 재료가 산업 쪽에서 먼저 사라져가고 있었던 거지.

그래서 플라스틱으로 넘어갔는데, 여기서 부수 효과가 하나 더 붙었어. 플라스틱 공은 셀룰로이드 공보다 조금 더 느려. 2000년에 한 번 감속시킨 종목이, 2014년에 재료를 바꾸면서 또 한 번 감속된 셈이야.

공에 "40+" 라고 찍혀 있는 걸 본 적 있을 거야. 그 플러스 기호가 이 전환의 표식이야.

별 3개는 ITTF가 준 게 아니야

공 살 때 제일 헷갈리는 게 이거지. ★★★ 삼성급, ★★ 이성급. 별이 많을수록 좋은 공이라고들 하잖아.

여기서 한 번 짚고 가자. 이 별 등급은 ITTF의 공식 제도가 아니야. 제조사들이 자사 제품의 등급을 표시하려고 쓰는 업계 관행이지. 브랜드가 다르면 별 3개의 기준도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야.

ITTF가 실제로 운영하는 건 별이 아니라 승인 목록(approved list) 이야. 국제 대회에 쓸 수 있는 공은 이 목록에 오른 제품이고, 공에는 ITTF 마크가 찍혀 있어. 그러니까 시합용 공을 고를 땐 별 개수보다 ITTF 마크와 "40+" 표기를 먼저 봐야 해.

정리 — 2mm가 바꾼 것

탁구공의 역사는 짧게 보면 이래.

  • 2000년 — 지름 38 → 40mm. 속도·회전 감소, 랠리 연장. 중계 친화가 목적 중 하나
  • 2014년 — 셀룰로이드 → 플라스틱(ABS). 가연성·수급 문제 해소, 추가 감속. 표기 "40+"

두 번의 변경 모두 공을 더 좋게 만들려는 게 아니라 경기를 더 보이게 만들려는 쪽을 향했어. 대부분의 종목이 규격을 손대는 이유가 안전이나 공정성인 걸 생각하면, 카메라가 규격을 움직인 이 사례는 꽤 특이한 편이야.

다음 편은 아예 종목 이름이 바뀐 이야기야. 배구는 1895년에 태어났을 때 배구가 아니었거든. 원래 이름은 민토넷(Mintonette) 이었어. 그걸 누가, 왜 바꿨는지 풀어볼게.

핵심 정리

  • 현행 ITTF 규격은 지름 40mm · 무게 2.7g, 재질은 플라스틱(ABS), 표기는 40+
  •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38 → 40mm — 공이 커지며 속도·회전이 줄고 랠리가 길어짐
  • 변경 목적에 TV 중계 친화가 포함 — 화면에서 따라갈 수 있는 경기로 만들려는 조치
  • 2014년 셀룰로이드 → ABS 플라스틱 — 가연성·수급 문제 + 추가 감속 효과
  • 별 등급은 제조사 관행, ITTF 공식 제도는 승인 목록 — 시합구는 ITTF 마크로 확인



자주 묻는 질문

Q. 38mm 공은 이제 못 써?

A. 국제 대회에서는 안 써. 다만 오래된 동호회 창고에서 나오는 구형 공이 아직 있을 수 있어. 지금 규격과 감각이 다르니 연습용으로도 섞어 쓰지 않는 게 좋아.

Q. 셀룰로이드 공이 더 좋다는 말은 뭐야?

A. 감각 차이 이야기야. 플라스틱 공이 조금 더 느리고 회전이 덜 먹는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거든. 다만 국제 규격은 이미 플라스틱으로 넘어갔어.

Q. 연습용이랑 시합용은 뭐가 달라?

A. 균일성이야. 시합구는 무게·진원도 편차가 작아서 튀는 방향이 일정해. 연습용 저가품은 같은 상자 안에서도 개체 차가 나. 별 개수보다 ITTF 마크 유무를 보는 게 확실해.

Q. 다음 글은 언제?

A. 다음 편은 배구의 원래 이름은 민토넷이야. 1895년에 만들어진 이 종목이 왜 4년 먼저 나온 농구와 한 세트인지, 그리고 이름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풀어볼게.

출처

# 출처 확인 항목
1 ITTF 규격 정리 — Heemskerk 지름 40mm·무게 2.7g
2 Olympics.com — 탁구의 진화 38→40mm 변경, 속도·회전 감소, TV 중계 목적
3 Eagle Sports — 플라스틱 공 전환 셀룰로이드→ABS, 가연성·수급 문제, 추가 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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